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Elastic 에서는 1년에 2번의 큰 모임(보통 All Hands 라고 표현합니다)을 합니다. 매년 2~3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는 Elastic{on} 행사때 전체 직원들이 모이는 모임이 있고요, 보통 9월 말 경에 유럽에서 Engineering 팀만 모이는 모임이 있어 올해도 Engineering All Hands 를 위해 유럽에 왔습니다. 작년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모였고, 올해는 체코 프라하에서 모이게 되었습니다.
보통 All Hands 에는 가족들도 같이 데려오곤 합니다. 저도 작년 바르셀로나에는 아내와 큰아들을 데리고 왔었는데 올해는 베를린에 한번 다녀오기도 했고 (그래서 통장 잔고가 바닥이기도 하고), 아직 둘째가 어려서 짐도 많고 해서 올해는 저 혼자 왔습니다. 가족과 함께 참여하는 직원들은 해마다 늘고 있고, 올해는 Elastic 배우자들의 프라하 준비모임 페이스북 페이지까지 생겼습니다.
체코 공항에 오니 신기했던 것이 안내 문구가 중국어, 일본어는 없는데 한국어로는 있습니다.
체코에 살고 있는 저희 직원인 Honza에게 물어보니 한국에서 오는 직항이 있어 유럽에 갈 때 체코에서 환승을 많이 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마일리지가 달라 직항으로 안 오고 경유를 해서 왔네요…
보통 4일 일정으로 모이고 3일은 팀, 전체, 소그룹 별 모임, 하루는 fun day로 일정이 잡힙니다. 몇주 전 부터 Google Spreadsheet 에 참석할 사람들 리스트업 하면서 fun day에 하고싶은 activity 신청을 받는데, 프라하에서는 Karlstejn Castle Tour, Unetice Brewery Tour, Paintball, Jam Session(모여서 하는 즉흥 연주회) 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냥 쉬엄쉬엄 하려고 Castle Tour를 신청했는데, 체코 맥주가 유명해서 Brewery Tour도 인기가 꽤 있었습니다. 저 투어에서는 맥주 시음을 무제한으로 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모르겠네요.
전체 모임은 저희 Engineering VP 인 Kevin 의 환영사로 시작을 했습니다. 작년 바르셀로나에는 168명이 왔었고, 올해 모인 인원은 216명 이라고 하네요.
오전에는 키노트를 하며 여러가지 주요 이슈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ngineering 모임이지만 특별히 Sales & Field Ops SVP 인 Aaron 이 와서 회사의 성장 추이와 주요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요, 발표 전에 Top 10 Reasones Why I’m in Prague (내가 프라하에 온 10가지 이유) 라는 제목으로 웃음을 주는 내용들을 이야기 했는데 “Asses the Czech Republic as a possible home if Trump is elected President”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체코로 귀화하려고) 라는 항목이 있어 모두 빵 터졌습니다.
그리고 키노트 마지막으로 스티브 발머의 유명한 Developers! Developers! Developers! 명상을 마지막으로 발표를 마치자 모두가 일어나 박자에 맞춰 박수를 쳤습니다.
특히 얼마 전에 Elastic 에서 인수한 Prelert가 내부적으로도 주요한 관심사였는데요, Prelert 직원들도 이번에 다같이 참여해서 Prelert 에 대해 소개하고 앞으로의 로드맵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오후 부터는 팀별로 모여서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다른 팀들과 협력이 필요한 이슈들을 공유 해 가며 해결하거나 (또는 더 큰 이슈들을 만들어내거나) 하는 시간들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지금 Elastic Stack 의 5.0 의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며칠간 프라하에 모여 이야기 하면서 이것 저것 뒤집은 것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보통 브레인스토밍을 하면 어떤 새로운 기능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도 고민하지만 앞으로 어떤 기능들을 버릴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합니다.
상당히 파격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요, 뭐, 말 그대로 브레인스토밍 단계라 여기에 다 공유할 수는 없지만, 예를 들면 사람들이 Beats 와 Logstash, 그리고 5.0에 새로 추가되는 Ingest Pipeline의 쓰임새에 대해 아직도 많이 혼란스러워 하는데 그냥 시원하게 Logstash 의 File Input 기능을 확 빼버리자 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Logstash 창시자인 Jordan Sissel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다른 로그스태시 개발자들은 환호..) 팀별로 수십, 수백개의 이슈를 계속해서 쌓아놓고 있다 보니 항상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
회의를 할때 Elasticsearch 창시자이자 저희 회사 CTO인 Shay Banon 도 보통은 뒤에서 조용히 듣고 있다가 의견을 내며 이렇이렇게 하자 라고 하곤 합니다.
저희가 All Hands 를 하는 동안에 미국에서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날드 트럼프의 토론회가 열렸는데 Support Room 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토론회를 보면서 트럼프에게 Nurf를 발사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All Hands를 할 때도 Support Room 을 운영하며 Support Engineer 들은 로테이션 근무를 하고요, support room 에는 항상 Nurf 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함부로 그 방에 가서 얼쩡대다가 누군가 쏘기도 합니다.
참고로 지금 Nurf 를 발사하고 있는 사람은 저희 회사 4명의 공동창업자 중 한명이자 아파치 루씬 커미터인 Simon 입니다.
제가 원래 Evangelist로 회사에 입사를 했는데 조직도 상으로 Evangelist 팀은 없어졌습니다. 그래도 Evangelist 역할을 하고 있는 팀원들 끼리 같이 모여서 저희도 각 지역에서 어떻게 커뮤니티를 활성화 시키고 Elastic을 더 널리 전파할지에 대한 회의 시간을 갖고, 또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왼쪽부터 Michelle(미국), David(프랑스), Elyssa(미국), Philipp(오스트리아), Megan(네델란드), Jun(일본), 저(한국) 입니다.
지금 저는 Beats 팀에 소속되어 있고요, Beats 팀도 기념 사진을 찍었는데, 이번에 기념으로 제작한 5.0 티셔츠를 입고 찍었습니다.
왼쪽부터 저(한국), Stephen(독일), Nicholas(스위스), Monica(독일), Brandon(미국), Chris(미국), Dede(미국), Andrew(미국), Tudor(독일) 입니다. 중국 직원인 Medcl(본인이 만든 영어이름)이 있는데 잠시 어디 가서 같이 사진은 못 찍었네요. 참고로 스위스 직원인 Nicholas가 항상 초콜릿을 챙겨가지고 다녀서 (자긴 초콜릿 싫어한답니다) Beats 팀 모임에는 항상 맛있는 스위스 초콜릿이 있습니다.
홀에서는 여행에 지친 직원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마사지도 서비스 합니다. 저도 받아봤는데 좋더군요.
회의 뿐만 아니라 서로 얼굴을 보면서 사귀고 저녁에 같이 식사나 맥주 한잔 하면서 이야기 나누는 것도 큰 목적 중 하나입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서양 친구들 정말 노는것도 화끈하게 놉니다. 다들 어찌 이리 건강한지 지치질 않아하네요. (보통 저랑 홍콩, 일본 직원들은 저녁 먹고 조금 떠들다 피곤해서 호텔 옵니다.)
첫날과 둘째날 저녁은 직원들 전체가 큰 펍에 가서 같이 저녁을 먹었고 세째날 부터는 팀별로, 친해진 사람들 끼리 삼삼 오오 모여서 저녁을 먹었는데 슬랙 #eng-all-hands
채널에 이런 저런 재미있는 사진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누구는 우리는 테이블 자리마다 맥주 꼭지가 있는곳에 왔다고 자랑하고, 누구눈 또 직접 맥주를 블랜딩 하는 곳에 왔다고 자랑하고 그랬습니다. 맨 마지막 사진에 테이블 올라가서 점프 하고 있는 사람은 저희 Support 팀 VP인 Marty인데, 저희 회사에서는 코미디언으로 통합니다.
마지막 날 Fun day 에는 Castle Tour, Paintball, Jam Session 사진들도 올라왔는데 다들 즐거운 시간들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Elastic에 Kim 성을 가진 사람이 저, Peter, Bohyun 이렇게 3명 있는데 함께 모인 기회에 기념 사진을 남겼습니다.
4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후딱 갔네요. 저처럼 내일 돌아가는 사람도 있고, 한 일주일 더 남아서 유럽 다른 도시를 여행하다 가는 사람들도 꽤 있는것 같습니다. Elastic은 대다수 직원들이 Remote 로 근무를 하기 때문에 서로 직접 만날 기회가 적지만, 그래도 일년에 몇번 있는 이런 모임에 오면 마치 어릴적 부터 알고 지낸 사람들 처럼 다들 너무 반가워하고 친근해 하는 모습이 항상 보기 좋은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래 나머지는 새벽에, 그리고 저녁에 혼자 산책하면서 찍은 프라하 사진들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도시인 것 같습니다. 나중에 가족들 데리고 꼭 다시 오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