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문서 번역에 대하여

Elastic 페이지 및 기술 블로그 번역에 대한 이야기

Posted by Jongmin Kim (김종민) on 2017-11-13

정말 오랫만에 포스팅을 하네요. 오늘 일 하다가 재미있는게 있어 페이스북에 끄적일까 하다가 좀 더 오래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 블로그에 끄적여봅니다.

5.0 버전이 출시된게 엊그제 같은데 6.0 출시 준비를 앞두고 있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새 버전이 나올때면 홈페이지 리뉴얼과 관련 보도자료, 블로그 등일 쏟아낼 준비를 하기에 마케팅, 웹 페이지 관리 인원들은 이맘때 쯤 정신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냅니다.

저도 업무상 한국 로컬라이징 컨텐츠들의 1차 리뷰어로 지정이 되어 있어서 여러가지 번역 및 리뷰 업무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마련입니다. 5.0 출시할 때 30페이지 정도 번역 리뷰했던 기억이 나는데 (관련 포스트) 이번에도 그 때 만큼은 아니더라도 여러 새로운 페이지들이 있어 작업 요청들이 계속 날아오고 있네요.

그래도 제가 항상 뿌듯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Elastic 이라는 회사가 (모든 페이지는 아니지만) 로컬라이징 하는 부분에 있어서 제공하고 있는 6개의 언어 중 대한민국의 한글 페이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더군다나 이게 일본어 다음으로 불어, 독일어보다 먼저 제공되고 있었던 점에 대해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lastic이 한국 시장을 그만큼 많이 신경쓰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고, 로컬 Evangelist 입장에서 (괜히 혼자) 열심히 한 것 같은 보람도 느끼고요. 그리고 요즘은 저희 한국 지역에도 직원분들이 많이 합류하시고, 한국어 정보 전용 페이지(https://info.elastic.co/Korea-Local-Page) 도 만들고, 이래 저래 많이 발전해서 기쁩니다.

여튼, 짧게 쓰려고 했는데, 서론이 길었습니다. 오늘도 6.0 관련 포스트 번역 리뷰를 하다 보니 재미있는 일이 있어서 끄적입니다. 5.0 번역 포스트에서도 그렇고 Elastic Cloud 관련 블로그 에 썼던 것도 그렇고, 기술 문서 번역, 특히 Elastic 의 기술 문서 번역은 참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 (이게 다 원문을 이상하게 쓰는 우리 테크니컬 라이터 Tyler 때문이다… 사실 이 친구가 저희 Evangelist 팀 리드이면서 제 매니저 입니다.)

오늘 번역 리뷰하다가 발견한 이슈들 입니다.

culmination of thousands of pull requests –> 수천건의 가져오기 요청의 정점에 도달
네… Git을 안 써봤으면 개발자도 모르는 pull requests 라는 용어를 번역가 분들이 어찌 알겠습니까. 저는 수천건의 풀 리퀘스트 요청에 대한 결과가 정점을 찍는 날입니다로 바꿨습니다.

GA(General Availability) –> 일반 가용성
RC, GA 같은 용어들도 계속 제품 릴리스를 찾는 분이거나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하시는 분이 아니면 모를수도 있죠. 저는 일반 사용자 버전으로 바꿨습니다.

GA’ing multiple products on the same day isn’t enough –> 다양한 상품의 일반 가용성 확보로는 충분치 않기에
마찬가지로 GA 관련 용어네요. 일부 기능은 아직 GA 버전에서 제공 안 된다는 내용인데 저는 여러 제품의 일반 사용 버전의 출시가 여의치가 않은 관계로 라고 바꿨습니다.

Either you craft the next great novel –> 소설을 창작하거나
이건 원문 쓴 친구를 탓해야 할 것 같은데요. 이런 문학적인 표현을 너무 좋아해서… 저도 고민 많이 했는데 새로운 위대한 이야기 부터 시작 해 보시겠습니까? 라고 일단 적었습니다.

sparse data –> 스파스 데이터
sparse 라는 단어가 군데군데 비어있다는 뜻인데 번역하기 애매하다보니. 스파스 데이터 라고도 쓰이긴 합니다. 성김 데이터 라고 하기에는 이상해서 일단 데이터 파편 이라고 했습니다. 혹시 더 좋은 번역 있으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more accessible via contrast changes –> 대비 및 변화 접근이 용이
이건 시각화 도구인 Kibana 관련 내용인데, 이것도 시각 장애인, 색약 대한 웹 접근성에 대해 알고 계신 분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용어입니다. 저는 더 나은 접근성을 위한 색상 대비 라고 고쳤습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Beats <3 containers and, also, Beats <3 modules –> 3개 미만 컨테이너와 Beats 및 3개 미만 모듈의 Beats
처음에 3개 미만의 컨테이너 라고 하길래 대체 뭔 소리인가 하고 원문을 찾아봤습니다. <3 이 하트를 옆으로 뉘어 놓은 이모티콘을 나타내는건데, 이걸 3개 미만이라고 번역했네요. Beats는 컨테이너를 사랑❤️합니다. 또한 Beats는 모듈을 사랑❤️합니다로 고쳤습니다.

그리고 아예 번역이 안 된 문단이 있었는데 거기 아래와 같은 문장이 있습니다.
First class support for Spark’s Structured Streaming has landed
이것도 원문을 쓴 친구가 First class … landad 라고 써서 항공기의 퍼스트 클래스를 타고 착륙하다는 뜻으로 말장난을 써 놓은것 같습니다. 고민 하다가 Spark의 Structured Streaming에 대한 First Class등급의 지원이 6.0에 안착했습니다 라고 번역했네요.

리뷰 끝내고 생각 해 보니 위 내용을 번역하려면 정말 쉽지는 않겠구나 싶었습니다. 저보다 영어 잘 하시는 분들이 물론 많으시겠지만, 제가 이런 저런 잡다한거 해 본 경험이 이런데서 도움이 될줄 누가 알았겠는가 싶네요.
Git을 안 해봤으면 pull request를 몰랐을테고, Front-End 쪽 안 건드려 봤으면 색약, 시각장애인 지원 관련 웹 접근성이란 주제에 대해 연관지어 생각 못 해봤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 프로덕트들에 대한 내용도 알아야 하고, 히피스러운 우리 테크니컬 라이터 친구의 생각도 알아야 하고요.
거기에, 오늘은 없었지만 예전에는 스타워즈, 스타트렉 덕후가 아니면 알지 못하는 표현까지 나온적도 있었고요.

여하튼 배운 것은 살다 보면 어떻게든 쓰이는 날이 오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